두바이의 살아있는 역사 박물관, 알 파히디 전통 문화지구
 

두바이 크릭 인근에 자리 잡은 알 파히디 역사지구는 19세기 중반부터 1970년대까지 페르시아 상인들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보존된 살아있는 박물관입니다. 1890년대에 지어진 두바이 최고(最古)의 주거 지역으로, 통치자의 디완과 인접해 있어 과거 두바이의 행정과 해외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돌, 석고, 티크목, 샌들우드, 야자수 목재 등 전통 재료로 지어진 60여 채의 가옥들은 당시의 건축 기술과 생활양식을 보여줍니다. 특히 '바라지일(Barjeel)'이라 불리는 바람탑은 자연 냉방 시스템의 걸작으로, 더운 사막 기후를 이겨내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있습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과 남서쪽을 향해 배치된 건물들,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높게 설계된 창문 등은 당시 사회문화적 특징을 반영합니다.

현재 이 전통 가옥들은 예술 갤러리, 문화 센터, 박물관, 전통 시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두바이 커피 박물관과 전통 건축 박물관은 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시크 모하메드 문화이해센터에서는 이슬람 문화 체험 프로그램과 전통 에미라티 조식을 즐길 수 있으며, 정기적인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전통과 현대 예술의 만남을 시도합니다.

11월 ~ 3월의 쾌적한 날씨에는 미로 같은 골목길을 산책하며 전통 공예품점과 카페들을 둘러볼 수 있으며, 해질 무렵 크릭 변에서 바라보는 황금빛 석양은 이곳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손꼽힙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무료로 운영되며, 라마단 기간에는 이프타르 시간에 맞춰 특별한 문화 행사가 열립니다.

두바이 박물관과 알 시프가 가깝게 위치해 있어 도보로 연계 관람이 가능하며, 크릭을 건너는 전통 배 아브라를 이용하면 골드 수크와 스파이스 수크로도 쉽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