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Europe 여행지 정보

지하 회랑
Cryptoportiques, Arles

국가/도시 프랑스/아를
주소 Place de l'Hôtel de Ville, 13200 Arles, France
연락처 +33 4 90 49 36 86 (아를 유적지 관련 통합 문의)
홈페이지 NONE
오픈시간 3월 1일 - 4월 30일: 09:00 - 18:00
5월 1일 - 9월 30일: 09:00 - 19:00
10월 1일 - 10월 31일: 09:00 - 18:00
11월 2일 - 2월 28일: 10:30 - 16:30
(1월 1일, 5월 1일, 11월 1일, 12월 25일 휴관)
관광지 위치 아를 시내 중심가 시청 광장
아를 시청 건물 지하층 입구
생 트로핌 성당에서 도보 2분
아를 기차역에서 도보 8분
가장 가까운 정류장: Place de l'Hôtel de Ville
관광지 소개

땅 아래 숨겨진 로마의 비밀, 크립토포르티쿠스에서 만나는 고대의 속삭임

 

 

프랑스 아를의 번잡한 시청 광장과 리퍼블릭 광장 아래에는 놀라운 고대 로마의 유산이 고요히 숨 쉬고 있습니다. 현대의 번잡함을 벗어나 시청 건물 아래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2천 년 전 로마인들이 걸었던 바로 그 길이 펼쳐지는 크립토포르티쿠스(Cryptoportiques)와 만나게 됩니다. 세월이 내려앉은 돌기둥 사이로 고대의 숨결이 천천히 당신을 감싸며, 이곳에서는 마치 시간의 틈새를 걷는 듯한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기원전 1세기경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 치하에 건설된 이 지하 회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로마 식민도시 '아렐라테(Arelate)' 시절 포룸(광장)을 지탱하기 위해 고안된 거대한 건축 공학의 걸작입니다. 당시 아를이 자리한 지형의 경사를 극복하고 평평한 포럼 광장을 만들기 위한 기반 시설로서, 로마인들의 뛰어난 토목 기술과 고대 로마 도시계획의 정수를 보여주는 놀라운 건축 유산입니다. 겉으로는 평범한 도시 광장이지만, 그 지하에는 로마 제국이 남긴 정교하고 견고한 건축 유산이 조용히 숨 쉬고 있으며, 시민광장을 평탄하게 유지하고 저장 공간으로도 활용되었던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신비로운 지하 공간은 U자 형태로 설계된 세 개의 평행한 터널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길이 140미터에 달하는 석조 아치와 기둥들이 마치 지하 성당처럼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거대한 돌기둥들이 촘촘히 늘어서 있고, 견고한 아치형 천장이 끝없이 이어지는 모습은 마치 지하 미궁을 탐험하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선사합니다. 일조량이 적은 구조적 특징에도 불구하고 벽면 곳곳에는 당시 사용자의 흔적, 배수로, 아치 천장의 곡선이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남아 있어 로마인들의 일상이 숨겨진 물리적 흔적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석재에 새겨진 석공의 표시들을 통해 그리스 장인들이 건설에 참여했음을 알 수 있어, 로마 제국의 다문화적 특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곡물이나 물품을 저장하는 창고로 사용되거나, 여름철 더위를 피하는 시원한 피난처가 되기도 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18세기까지 일반인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이 공간은 19세기 고고학적 발굴 이후 본격적으로 조명되기 시작했으며, 198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지금까지도 아를 로마 유적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재 크립토포르티쿠스는 단순한 지하 통로가 아닌 로마 시대 도시 계획의 정교함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과서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북쪽 회랑은 현재의 포룸 광장으로 연결되었고, 남쪽 회랑은 언덕 암반을 직접 깎아 만든 흔적이 남아 있어 당시 건설 기법의 정교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4번째 벽돌 회랑으로, 고대 말기 포룸이 재구성되었던 흔적을 보여주는 귀중한 증거입니다.

어둠 속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조명이 고대 석조 벽면을 비추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신비로운 감동이 밀려옵니다. 여름 무더위에도 시원하게 유지되는 지하 공간에서는 때때로 현대 미술 전시회가 열려 고대와 현대가 만나는 독특한 문화적 경험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밖의 소음과 더위가 차단된 지하에서, 돌의 차가운 질감과 어렴풋한 빛 속에서 느껴지는 고요함은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크립토포르티쿠스 탐험은 아를 방문의 필수 코스 중 하나입니다. Place de l'Hôtel de Ville 입구를 통해 시청 건물을 거쳐 지하로 내려가면, 튼튼한 기둥과 아치형 천장을 따라 걷는 동안 습하고 서늘한 공기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좁고 낮은 회랑을 걸을 때 느껴지는 정적과 서늘한 공기는 특별한 체험을 제공하며, 숙련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거대한 기둥들 사이를 걸어가다 보면 한때 이곳 위에서 벌어졌던 로마 시민들의 일상과 포룸에서의 활발했던 상업 활동들이 상상 속에서 되살아납니다.

 

 

 

방문 중에는 로마 이전 시대의 유적들도 함께 관찰할 수 있어, 아를이 로마 식민지가 되기 이전부터 이미 중요한 정착지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장에 전시된 정보 패널과 조명을 통해 크립토포르티쿠스의 건설 배경과 용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으며, 로마 시대의 건축 기술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내부는 비교적 어두운 편이지만 잘 정비된 조명 시스템과 다국어 해설 패널, 오디오 가이드가 마련되어 있어 깊이 있는 탐방이 가능합니다.

이곳은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그림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그가 사랑했던 아를의 공간들이 왜 그렇게 깊은 정서를 품었는지를 간접적으로 설명해주는 보이지 않는 기초의 미학입니다. 특별한 전설이나 신화는 남아 있지 않지만, 그 자체로 당시 도시 생활의 이면을 보여주는 드문 장소로서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혼잡하지 않은 시간대에는 안내 투어나 사진 촬영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으며, 여름철 특별 전시나 문학 행사도 간헐적으로 열립니다. 지상의 활기찬 아를 도시와는 또 다른, 고요하고 신비로운 지하 세계에서 어둠 속에 숨겨진 2천 년 전 로마인들의 숨결을 느끼며, 현대 문명의 뿌리가 된 고대 도시의 위대함을 직접 체험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