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공장에서 피어난 창작의 꽃, 리스본 LX Factory로의 여행
리스본의 전통적인 풍경을 지나, 4월 25일 다리 아래의 알칸타라 지역에 발을 들이면 전혀 다른 리듬의 공간이 펼쳐집니다. 바로 LX Factory,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19세기 산업 유산과 21세기 창작 정신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리스본 창조문화의 심장입니다.
이곳의 역사는 1846년 포르투갈 최대 규모의 섬유 공장 중 하나였던 '리스보아 방직회사(Companhia de Fiação e Tecidos Lisbonense)'가 들어서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한때는 인쇄소와 섬유공장이 가동되던 23,000㎡의 광활한 산업단지였던 이곳은, 세월이 흘러 2008년 재개발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했습니다. 젊은 창작자들과 감각적인 브랜드들이 입주하면서 도시의 낡은 산업 유산이 감각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환된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며, 오늘날 유럽에서 가장 역동적인 창작 허브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붉은 벽돌로 된 낡은 공장 건물들 사이로 펼쳐진 자갈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예술과 일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독특한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벽마다 펼쳐진 그래피티 아트와 재활용 소재로 꾸며진 인테리어는 방문객들에게 '리스본이 이렇게 트렌디했나?'라는 즐거운 놀라움을 안겨줍니다. 특히 세계적인 거리 예술가 보르달로 2세(Bordalo II)가 폐기물로 만든 거대한 벌 조각품을 비롯해 수많은 스트리트 아트 작품들이 단순한 장식을 넘어 리스본 현대 예술의 살아있는 갤러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LX Factory는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감각을 자극하는 체험형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레르 데바가르(Ler Devagar)' 서점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하나로 선정될 만큼 독특한 매력을 자랑합니다. 높은 천장까지 빼곡히 들어선 책들과 철제 구조물 사이로 뻗은 계단, 그리고 중앙에 매달린 자전거 조형물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감동을 선사하며, 여전히 잉크 냄새가 배어있는 거대한 인쇄기는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누구나 사진 한 장 남기고 가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매주 일요일마다 열리는 LX 마켓에서는 지역 아티스트들의 수공예품부터 빈티지 의류, 레코드판, 수제 액세서리, 오가닉 식재료, 비건 디저트까지 다양한 보물들을 발견할 수 있어 현지 감성을 깊이 체험할 수 있습니다. 50여 개의 개성 넘치는 상점과 레스토랑, 카페들은 각각 고유한 스토리를 담고 있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발견의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접근성 또한 뛰어납니다. 리스본 도심에서 트램 15번을 타고 칼바리우(Calvário) 정류장에서 내려 도보 3분이면 도착할 수 있으며, 카이스 두 소드레에서 카스카이스선 기차를 타고 알칸타라-마르역에서 하차 후 도보 10분으로도 접근 가능합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여는 이곳은 특별한 전설이나 역사적 인물이 연관되지는 않았지만, 리스본의 현재를 가장 감각적으로 담아내는 공간으로서 이미 문화계와 여행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이름이 되었습니다.
특히 4월 - 6월과 9월 - 10월 사이의 맑고 선선한 계절에 방문하면 야외 테라스에서 펼쳐지는 거리 공연과 라이트업된 야경까지 즐길 수 있어 이상적입니다. 시간이 남는다면 바로 근처의 알칸타라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산책도 추천드립니다. LX Factory는 더 이상 '공장지대'가 아닌, 리스본의 오늘과 내일이 함께 숨 쉬는 창작의 성지로,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포르투갈의 젊은 에너지와 창의적 정신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