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유산 속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꿈, 아틀리에 데 카푸신
브레스트 중심가에서 펜펠드 강을 건너 우뚝 선 **아틀리에 데 카푸신(Les Ateliers des Capucins)**은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브르타뉴의 대표적인 문화 복합공간입니다. 1695년 루이 14세의 군사 건축가 보방(Vauban)이 첫 돌을 놓아 카푸신 수도원으로 시작된 이곳은, 프랑스 혁명 이후 해군 무기 제조소를 거쳐 2016년 유럽 최대 규모의 실내 공공광장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19세기 산업혁명 시기에 건설된 세 개의 거대한 공업용 네이브(각 길이 150미터, 폭 16미터)는 당시 유럽에서 가장 현대적인 해군 조선소였습니다. 1840년부터 2004년까지 164년간 프랑스 해군의 핵심 시설로 운영되었으며, 전성기인 1878년에는 1,800명의 숙련 기술자들이 이곳에서 군함 제조와 수리 작업을 담당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폭격으로 60%가 파괴되었지만 10년에 걸친 재건을 통해 20세기 후반까지 샤를 드골 항공모함과 잔 다르크 헬리콥터 항모 등 주요 함정들의 핵심 부품을 생산했습니다.
2009년 브레스트 시가 이 역사적인 공간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대규모 재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 35,000제곱미터 규모의 이 웅장한 공간은 "멜팅 플레이스"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모든 연령층과 계층이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곳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중앙 광장인 "플라스 데 마신(Place des Machines)"은 10,000제곱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놀이터로, 스케이트보드, 자전거, 피크닉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며 연중무휴로 개방되어 자유로운 공간을 제공합니다.
광장 중앙에는 1810년 나폴레옹 1세가 안트베르펜 시찰 시 사용했던 황제 전용 선박이 웅장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길이 19미터에 달하는 이 화려한 금장 선박은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보존된 황제 예식용 보트로, 2018년 파리 해양박물관에서 75년 만에 고향 브레스트로 돌아와 2020년 완전한 복원 과정을 거쳐 현재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정교한 미러 시스템과 LED 조명을 통해 선박의 화려한 장식을 다각도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아틀리에 내부에는 프랑수아 미테랑 미디어테크가 자리하고 있어 대서부 프랑스 최대 규모의 도서관으로서 120,000권의 도서와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 11,000점의 귀중한 고문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900개의 좌석을 갖춘 이 현대적인 도서관은 게임 공간, 청소년 전용 구역, 195석 규모의 오디토리움까지 갖춘 종합 문화 공간입니다. 5개 상영관을 갖춘 파테 시네마, 150석 규모의 피니스테르 코미디 극장, 해양 과학과 기술의 미래를 보여주는 "70.8 바이 오세아노폴리스" 해양 갤러리 등이 함께 자리해 진정한 의미의 복합 문화 공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상점, 카페, 레스토랑들과 함께 창업 인큐베이터, 공유 오피스 등이 함께 운영되어 문화와 경제가 어우러진 역동적인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브레스트 중심가와 연결하는 프랑스 최초의 도시형 케이블카는 420미터 구간을 5분 만에 연결하며, 펜펠드 강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트램과 버스 등 대중교통도 잘 갖추어져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자정(또는 새벽 1시)까지 무료로 개방되는 이곳에서는 연중 다채로운 전시회, 콘서트, 스포츠 이벤트들이 펼쳐지며, 방문객들은 언제나 새로운 놀라움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산업 유산을 보존하면서도 현대적인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아틀리에 데 카푸신은 브레스트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특별한 장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