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펠드 강이 품은 천년의 해양 요새

프랑스 브르타뉴의 해양 도시 브레스트 중심부에는 깊은 시간의 흔적을 간직한 명소가 있습니다. 바로 브레스트 성과 그 안에 자리한 국립 해양 박물관입니다. 3세기 로마인들이 갈로-로마 요새 카스텔룸을 건설한 이래, 이 바위 절벽 위의 전략적 요충지는 브레스트와 함께 숨쉬며 프랑스 해양사의 산증인이 되어왔습니다. 기원전 로마시대 요새로 출발한 이곳은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현역 군사 요새로, 중세와 현대를 거쳐 지금까지도 해군의 일부로 운영되는 독특한 역사적 유산입니다.

현재의 성은 13세기 브르타뉴 공작 장 1세에 의해 건축되었으며, 17세기 루이 14세의 명으로 보방(Vauban)이 완성한 불함의 요새입니다. 굳건한 성벽과 탑은 대서양 바람을 맞으며 브레스트 항을 내려다보고 있으며, 그 내부에는 국방부 직속 국립 해양 박물관이 자리하여 리슐리외 추기경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프랑스 해군의 위대한 모험을 생생하게 담고 있습니다.

박물관은 프랑스 해양사의 정수를 보여주는 실제 선박 모형, 항해 장비, 역사적 예술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성 자체와 함께 깊은 역사적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특히 루이 14세 시절 브레스트 해군 항구의 발전과 관련된 유물들과 함께, 브르타뉴의 전설적인 해군 제독 에르베 드 포르츠모게(Hervé de Portzmoguer, 프리모게라 불림)의 영웅적 이야기가 깃들어 있어, 방문객들은 1512년 생 마튀 해전에서 영국 함대와 장렬히 산화한 그의 용맹을 기릴 수 있습니다.

성 내부의 다섯 개 주요 탑 중에서도 아제노르 탑(Tour d'Azénor)은 특별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537년 레옹 백작 에벤의 딸 아제노르 공주가 간악한 계모의 모함으로 이곳에 유배되었다가, 기적적으로 바다를 건나 아일랜드에서 성 부독(Saint Budoc)을 낳았다는 아름다운 전설이 전해집니다. 이 감동적인 이야기는 브르타뉴인들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으며, 탑의 이름으로 영원히 기억되고 있어 단순한 박물관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합니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모두가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된 박물관은 4월 ~ 9월에는 매일 10시 ~ 18시 30분, 10월 ~ 3월에는 화요일을 제외하고 13시 30분 ~ 18시 30분까지 개관하며, 연중 일부 기간인 1월 6일 ~ 2월 7일은 휴관합니다. 2025년 4월 2일부터 7월 2일까지는 오르세 미술관과의 특별 기획전 '기후를 말하는 100작품' 중 보리소프의 '카라 해의 빙하'를 전시하여 북극 기후 변화를 조명합니다.

가장 가까운 대중교통 정류장은 트램 A선의 'Château' 정류장이며, 성벽에서 바라보는 항구와 펜펠드 강, 그리고 브레스트 시가지의 장엄한 파노라마는 방문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하며, 바닷바람과 역사가 만나는 이곳에서 바다와 함께 살아온 브르타뉴인들의 깊은 혼을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