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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 EU 미션 도시의 진짜 모습 — 라벨과 현장 사이의 거리

관리자 2026-05-20 12:42 조회 103

명패는 빛나지만 거리는 아직 멀다

 

시리즈 '도시를 다시 짓다'

⑤ 리스본 — EU 미션 도시가 된 수도, 그리고 그 한계

 

 

 

1. 왜 리스본인가?
포르투갈의 수도, 인구 약 54만 5천(광역권 약 280만). EU 집행위원회의 '100 Climate-Neutral and Smart Cities Mission(2030년 기후중립 100개 도시 미션)' 정식 멤버다. 2024년 3월 가장 먼저 EU Mission Label을 받은 23개 도시 중 하나이고, 이 라벨은 2025년 5월까지 누적 92개 도시로 확대됐다 — 리스본은 그 첫 그룹에 속한다.

 

문서상으로만 보면 리스본은 이 시리즈 ①~④ 어느 도시보다 형식적으로 높은 자리에 있다. 마토지뉴는 선정에서 떨어졌고, 폰테베드라는 신청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 리스본인 이유는 정반대다. 리스본은 가장 높은 형식적 정통성을 가졌지만, 실행 단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긴장을 보여주는 도시다. 라벨과 현장 사이의 거리가 가장 솔직하게 드러난 곳.

 

여기에 한 사람의 이야기가 겹쳐진다. 현 시장 "카를로스 모에다스(Carlos Moedas)"는 2014~2019년 EU 연구·과학·혁신 담당 집행위원으로 재직하며, 호라이즌 유럽(약 1,000억 유로) 프로그램과 그 안의 '미션(Missions)' 접근법이 제도화되는 초기 단계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2019년에는 기후중립 도시를 포함한 5대 EU Missions 작업의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2021년 10월 리스본 시장이 됐고, 그가 초기 제도화에 관여한 프로그램에 자신의 도시가 선정됐다. 2025년 10월 재선에도 성공해 임기를 한 번 더 이어간다.

 

이런 배경 때문에 리스본은 EU 미션 도시 가운데서도 상징성이 크다. 미션 접근법의 초기 제도화에 관여했던 인물이, 이후 자신이 이끄는 수도에서 그 프로그램의 실행 책임을 맡게 된 사례. EU 미션 도시 100개 가운데서도 흔치 않은 위치다.

 

 


 

2. 무엇이 어떻게 바뀌고 있나 — 2026년 5월 현재

거버넌스: 50억 유로의 행동 계획
리스본의 핵심 목표는 명확하다 — 2002년 대비 2030년까지 온실가스 80% 감축, 2030년 기후중립 달성. 산수적 함의가 무겁다. 2018년 배출량 2.447 MtCO2e(2002년 대비 -40%) 기준으로, 80% 목표를 환산하면 2030년 허용 배출량은 약 0.82 MtCO2e — 2018년 대비 다시 약 66.6%를 더 줄여야 한다.
리스본은 통합 행동 계획에서 총 50억 유로 이상의 투자를 명시한다. EU Mission Label은 단순한 명예가 아니라, 시가 Climate City Capital Hub 자금 채널과 EIB의 20억 유로 대출 풀에 접근할 수 있다는 신뢰 신호다. 시 예산의 약 40%가 기후 관련이다.


메트로의 100% 재생에너지
2022년 5월, 리스본 메트로는 ACCIONA Energía와 100% 재생에너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연간 100GWh — REN 원산지 보증 인증 — 으로 모든 지하철이 작동한다. 대중교통 운영 단계의 탄소 배출이 사실상 0이 됐다. 이는 포르투갈 국가 전력 시스템(2023년 전력의 63%, 2024년 1~5월 87%가 재생에너지)의 빠른 재생화와 맞물려 있다.
또 리스본은 23세 이하 학생과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대중교통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차량 이용률 감축과 기후 정의(climate justice)를 한 묶음으로 추구하는 정책이다.

 

 

Lisboa Cidade Solar — 지붕의 발견
「Lisboa Cidade Solar」 전략은 시 전체 지붕의 44%가 '양호~매우 양호' 수준의 태양광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가한다. 시는 2030년까지 누적 태양광 용량 103MW를 목표로 한다. 진행 상황은 구체적이다: 8개 시 소유 시설 에너지 효율화 완료, 약 200개 시 소유 건물 지붕에 자가소비 모델 개발, Coruchéus 도서관·Beato 크리에이티브 허브의 혁신적 태양광 지붕. 건물 부문에는 IMI(도시재산세) 10% 감면 5년 인센티브가 에너지 효율 인증 건물에 제공된다.

 

PGDL — 유럽 최대의 기후 적응 토목 사업
리스본의 가장 인프라적인 축은 **리스본 일반 배수 계획(PGDL)**이다. 총 투자 약 2억 5,000만 유로(EU 'Sustainable 2030' 프로그램에서 5,000만 유로 보조). 모에다스 시장은 2025년 12월 *"유럽 최대의 기후 적응 사업"*이라 직접 명명했다.
핵심은 두 개의 거대 지하 터널이다:

 

  • 터널 1: Monsanto–Santa Apolónia, 약 5km. 2023년 12월 굴착 시작, 2025년 7월 22일 굴착 완료, 2026년 말 전체 완공 예정. 강 출구까지 연결된다.
  • 터널 2: Chelas–Beato, 약 1km. 원래 2025년 말 완공 예정이었으나 2029년으로 연기됐다. PGDL은 리스본 기후 적응의 핵심 사업이지만, 동시에 장기 지연 인프라의 성격도 함께 갖는다.

 

기술적 특이점은 단순 배수량 확대가 아닌 물 순환 구조 — 첫 강우의 오염 유출수를 반(半)오염 저류조에 저장해 하수처리장으로 보내고, 재이용수를 세척·관수·소방에 쓴다. 완공 시 홍수 영향 약 80% 완화 예상. 시민이 겪는 일상의 불편도 작지 않다: 2026년 1~2월부터 산타 아폴로니아(Santa Apolónia) 메트로 역이 최소 8개월간 폐쇄될 예정이다.

 

UP2030 알발라드 — 한 동네에서 모든 것을 시도하기
리스본의 가장 실험적인 단위는 알발라드(Alvalade) 지구다. EU 호라이즌 유럽이 지원하는 UP2030 프로젝트의 리스본 파일럿으로, 프라운호퍼(Fraunhofer) 연구소 총괄·Lisboa E-Nova·LNEC(포르투갈 국립토목공학연구소) 등 45개 파트너 컨소시엄이 참여한다. 

4개 거점: São Miguel Rugby Club, Coruchéus Library, Alvalade Market, LNEC. 

2025년 누적 성과: 자전거 도로 14.48km, Gira(공공 자전거) 스테이션 24개, 30km/h 구역 625,980㎡, 저배출 구역 565,850㎡.

 

핵심은 "한 개 동네를 탄소중립 생활권 패키지로 묶어본다"는 것이다. 30km/h 구역, 자전거 연결축, 녹화 파사드, 소규모 태양광, 물관리, 대기질 모니터링, 시민 공동 설계가 따로따로 흩어지지 않고 한 묶음으로 작동한다.

 


자전거망과 PPS

리스본은 24개 행정구(freguesia) 중 노후화·재생이 시급한 150개 동네를 선별, 그중 30개를 우선순위로 지정해 공공장소 프로젝트(Projecto Praças Alargadas, PPS)를 진행한다. 각 동네에 중심 광장을 설치하고 차로를 줄여 15분 도시(15-minute city) 원리를 적용한다. 2024~2025 자전거망 실행 계획은 56개 신규 자전거 도로·연결축, 약 90km 확대, 1,300만 유로 투자, 2030년까지 총 200km 자전거 도로 목표다.

 

 


 

3. 시민은 어떻게 참여하는가
리스본의 시민 참여는 폰테베드라식 직접 행동도, 비토리아-가스테이스의 호베투스 같은 정형 예산 제도도 아니다. EU 미션 도시의 형식적 거버넌스 아래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다층 구조다.


LX 기후 랩 — 에너지 빈곤의 도구화
리스본 모델의 가장 한국적으로 흥미로운 도구는 'LX 기후 랩(LX Climate Lab)'과 'Lisbon Alliance' 프로젝트다. 둘 모두 노후 주택의 에너지 효율 향상을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빈곤(energy poverty) 문제로 정의한다. EU 건물에너지성능지침(EPBD) 기준에 맞춰, 단열이 취약한 가구에 원스톱숍 컨설팅을 제공하고, 기후 행동 펀드를 통해 리노베이션 비용을 보조한다. 시 산하 Lisboa E-Nova가 운영의 중심에 있다.

데이터가 이 접근의 무게를 보여준다. Lisboa E-Nova가 2022~2023년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3.2%가 겨울철, 56.5%가 여름철 주거 내 열적 불편을 느낀다고 답했고, 22.0%는 겨울철 집을 쾌적한 온도로 유지할 경제적 능력이 없다고 답했다. 오래된 주택, 낮은 창호 성능, 습기와 곰팡이, 비효율 전기 난방이 주요 원인이다. 리스본의 건물 정책은 탄소톤당 효율만 따지지 않고 취약 가구의 열 쾌적성과 건강 편익을 우선순위에 둔다. 이것이 "정의로운 전환"을 슬로건이 아닌 운영 원칙으로 만든다.


시민 위원회와 참여 예산제
리스본은 시민 위원회(Conselho de Cidadãos)를 운영한다. 기후 변화, 시 재정, 코로나 이후 경제 회복을 포함한 주요 쟁점에 대해 시민이 의견을 형성하는 기구다. 참여 예산제(Orçamento Participativo)도 별도로 운영되며, 시민이 직접 시 예산의 일부를 발의하고 투표한다. 이 두 도구는 EU 미션 라벨 이전부터 작동해 온 리스본의 시민 참여 인프라다.

다만 시리즈 ②~③에서 본 비토리아-가스테이스의 호베투스나 폰테베드라의 직접 회의처럼 거리의 모습을 바꿔낸 결정적 동력으로 작동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리스본의 시민 참여 구조는 EU 미션 라벨이라는 거대 거버넌스의 한 부속품으로 더 많이 작동한다. 이 점이 시리즈 마지막 편의 가장 솔직한 진단이다.

 


 

4. 숫자로 보는 리스본

영역 지표
도시 인구 약 545,923명, 광역권 약 280만
2018년 배출량 2.447 MtCO2e (2002년 대비 -40%)
2030년 감축 목표 2002년 대비 80%, 2018년 대비 -66.6% 추가 감축 필요)
메트로 재생에너지 비중 100% (연 100GWh, 2022년 5월~)
23세 이하·65세 이상 대중교통 무료
시 예산 중 기후 관련 비중 약 40%
통합 행동 계획 총 투자 50억 유로 이상
EU Mission Label 2024년 3월 승인
태양광 잠재력 (지붕 적합도) 44%
2030 PV 목표 103 MW
PGDL 총 투자 약 2.5억 유로 (EU 5,000만 유로 보조 포함)
터널 1 (Monsanto–Santa Apolónia) 2025.7 굴착 완료, 2026 말 완공
터널 2 (Chelas–Beato) 2029년 완공 (연기됨)
홍수 영향 감축 (완공 시) 약 80%
2030 자전거망 목표 200km
겨울철 열적 불편 가구 63.2%
난방 비용 부담 못 하는 가구 22.0%
모에다스 재선 (2025.10.12) 41.69%, 8석 (절대 다수에 1석 부족)

 

 


 

 

5. 그늘과 미해결 — 라벨과 현장 사이의 거리
리스본 편의 핵심은 이 섹션이다. EU 미션 라벨이라는 형식적 정통성이 모든 것을 자동으로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 시리즈 ④ 마토지뉴 편의 *"라벨 없이 정통성 모으기"*와 정확히 대조되는, "라벨이 있어도 운영이 따로 가는" 풍경이다.


ZER가 작동하지 않는다 — 두 개의 시계

리스본의 가장 큰 모순은 저배출 구역(Zona de Emissões Reduzidas, ZER)에 있다. ZER 1단계는 2011년 도입, 2014년 3단계까지 확장됐다. ZER 제도 자체는 2011년부터 14년, 자동 단속 카메라는 2013년 추진 이후 12년째 표류 중이다.

RTP/Antena 1의 2025년 7월 24일 보도가 충격적인 내부 실태를 공개했다. 시 경찰의 ZER 단속 행동 — 즉 경찰이 구역에 나가 점검한 횟수 — 은 ZER가 도입된 첫해(2011년) 77회로 정점을 찍은 뒤 줄어들기 시작했다. 2013, 2014, 2017, 2021, 2022년에는 단속 행동 자체가 0회였다. 5년간 경찰이 ZER 구역을 한 번도 점검하지 않은 셈이다. 위반·과태료 적발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19년의 246건. 2025년에는 단속 17회, 적발 9건. 과태료는 차량 1대당 60~300유로.

단속 행동이 이렇게 들쭉날쭉한 이유는 사람(경찰)에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시 정부는 2013년부터 ZER 진입을 24시간 자동 감시할 카메라 시스템 도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포르투갈 데이터 보호 당국(CNPD)이 사생활 보호 문제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12년이 지난 2025년 현재까지 카메라는 도입되지 않았다. 시 부시장 필리페 아나코레타 코헤이아는 2025년 7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EMEL(시 주차 회사)에 카메라 조달 입찰 개시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환경 단체 ZERO는 "리스본 ZER는 시대에 뒤떨어졌고 단속이 없다"고 공식 공격했다. 측정 결과 리스본 도심의 NO₂ 농도는 WHO 권고치의 최대 4배. 이것이 EU 미션 라벨 도시의 진짜 풍경이다. 200쪽짜리 기후 계약과 50억 유로의 투자 계획 옆에, 14년 동안 단속되지 않은 ZER가 있다.


ZER ABC — 정치적 파편화

PS 행정부(메디나, 2015–2021)가 추진한 ZER ABC(Avenida–Baixa–Chiado) 확장안 — 도심 핵심 축에 통과 차량 40% 감축을 적용하는 모델 — 은 2021년 모에다스 시장 취임 이후 사실상 동결됐다. 2025년 9월에는 환경 단체 ZERO가 바이샤 지구를 100% 전기차만 진입 가능한 'Zona de Zero Emissões(ZZE)'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산타 마리아 마이오르 주민 협회는 같은 취지의 청원을 발의했다. 시민 사회는 ZER ABC를 건너뛰고 더 강한 ZZE로 직행하자고 요구하는 반면, 시 행정부는 ZER ABC조차 시행하지 못하는 풍경이 펼쳐진다.

 


PGDL — 23년 걸리는 인프라
PGDL은 2006년 처음 발표됐고, 첫 일정상 2019년 완공을 약속했다. 그러나 모에다스 행정부는 2025년 12월 *"2026년 말 터널 1 완공, 2029년 터널 2 완공"*으로 일정을 다시 미뤘다. 처음 발표로부터 23년이 걸리는 인프라가 되는 셈이다. 시민이 겪는 일상의 불편이 점점 누적된다.


80% 감축의 산수적 압박
PAC(Plano de Ação Climática)의 가장 야심적인 "리스본 중립 시나리오"조차 2030년 감축폭을 2002년 대비 68%로만 제시했다. 이후 공식 목표가 80%로 상향됐다는 것은 "초기 모델링보다 더 빠른 실행 + 더 낮은 국가 전력 배출 계수 + 일부 잔여 배출 상쇄"를 함께 전제했다는 뜻이다. 이 목표는 매우 인상적이지만 "기존 속도대로 가면 자동으로 도달하는 수준"은 절대 아니다. 리스본 시 문서들도 "잔여 배출 보상이 필요할 수 있음"을 솔직히 인정한다. 시리즈 ④ 마토지뉴 편에서 본 "정유소 폐쇄가 통계의 절반"이었던 것과 달리, 리스본은 단일 거대 사건 없이 분산된 수많은 정책의 누적으로만 80%에 도달해야 한다. 산수가 어렵다.


부문별 격차 — 교통이 발목을 잡는다
PAC의 시나리오 분석은 2030년 감축 가능성을 서비스 부문 73%, 주거 46%, 교통 28%로 추정했다. 건물 부문은 전기화와 효율화로 비교적 빠른 성과를 낼 수 있지만, 교통은 기술만으로 안 된다. 공간 재배분과 이동 행태 변화가 함께 일어나야 한다. 그런데 ZER가 작동하지 않고, ZER ABC가 무기한 연기됐으며, 자가용 진입은 계속 늘어난다. 모에다스가 EU 미션 라벨의 초기 제도화에 관여했던 정확히 그 만큼, 자기 도시의 교통 정책에서 가장 큰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

 

정치적 균형 — 8석, 절대 다수에 1석 부족
2025년 10월 12일 재선에서 모에다스의 PSD/CDS/IL 우파 연정은 41.69%, 27,000표 증가, 8석을 확보했다. 그러나 절대 다수(9석)에는 한 석 부족하다. 시의회 통과를 위해 매번 야당 의원 한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자신이 초기 제도화에 관여한 EU 미션을 자기 도시에서 가장 강한 형태로 추진하려는 시장이, 시의회에서는 매 표결마다 협상을 해야 하는 구조에 놓여 있다. 향후 4년의 리스본 기후 정책은 이 협상 능력이 결정할 것이다.

 

  

 

 

 


 

6. 한국에 적용한다면
리스본 모델의 시그니처는 'EU 미션 도시가 형식적 정통성을 실행으로 어떻게 전환하느냐'의 문제다. 인구 약 54만 5천, 광역권 280만, 면적 약 100㎢, 그리고 테주 강 하구를 따라 대서양에 면한 해안 도시. 국제공항과 항만, 고속철을 모두 가진 광역권 허브. 이 조합에 가장 가까운 한국 도시는 인천이다. 인구 약 300만,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함께 가진 광역시이자 항만 도시.
배울 점은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형식적 정통성"이 운영을 보장하지 않는다. 
EU Mission Label, Climate City Contract, 멘토 도시 — 이 모든 인증을 가진 리스본조차 자기 도시의 ZER를 14년 동안 작동시키지 못했다. 한국에서 "환경부 시범 도시", "탄소중립 그린도시" 같은 인증을 도입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실행이 따라오지 않는다는 정직한 교훈. 인증은 자금 채널을 열어주지만, 운영은 별도다.

 

둘째, 80% 감축의 산수적 정직성. 
리스본은 자기 목표가 "기존 속도대로 가면 자동으로 도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공식 문서에서 인정한다. 잔여 배출 상쇄가 필요할 수 있음을 솔직히 적시하고, 동시에 상쇄의 기준(실효성·측정 가능성·추가성·영속성)을 엄격히 제시한다. 한국의 지자체 탄소중립 계획에서 이 수준의 산수적 정직성과 자기 비판은 흔치 않다. 인천이 2030년 감축률을 약속하는 순간, 이 수치가 자동으로 도달 가능한지, 아닌지를 산수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그다음 단계다.

 

셋째, 정의로운 전환의 운영 도구화. 
LX 기후 랩의 원스톱숍, 기후 행동 펀드, Lisboa E-Nova의 에너지 빈곤 조사 — 이 묶음은 "단열이 안 되는 노후 주택에 사는 22% 가구"를 정책의 주체로 만든다. 한국에서도 '주거 약자 그린 리모델링' 같은 정책이 있지만, 에너지 빈곤이라는 개념이 통계와 정책 도구로 통합된 사례는 아직 부족하다. 리스본의 22.0%가 인천의 어디에 해당하는지 측정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넷째, 알발라드 모델 — 한 동네의 밀도. 
30km/h 구역·자전거 연결·녹화 파사드·소규모 태양광·물관리·시민 공동 설계를 한 동네에 한 묶음으로 적용. 한국의 광역시에는 "기후 대응 모범 동(洞)" 시범 사업이 이미 있지만, 이를 EU 호라이즌 같은 외부 연구·자금 채널과 묶고, 45개 파트너 컨소시엄을 한 동네에 집중하는 강도까지는 아직 가지 않았다. 알발라드의 강점은 비용이 아니라 밀도다.

 


 

7. 직접 간다면
리스본은 한국에서 직항 없이 11~14시간 경유, 시리즈 ③ 폰테베드라(차로 7시간)와 ④ 마토지뉴(차로 3시간 30분)에서 모두 접근 가능. 이베리아 반도 일주 일정의 출발점 또는 종점으로 자연스럽다. 도시 재설계·탄소중립 답사 목적이라면 2~3일이 적정하다.

 

알발라드(Alvalade) 지구 — UP2030 파일럿 현장. 
메트로 그린 라인 알발라드(Alvalade) 역에서 도보. Coruchéus 도서관의 녹화 파사드, 알발라드 시장(Mercado de Alvalade)과 30km/h 구역, São Miguel Rugby Club을 함께 돌면 한 동네에서 시도되는 탄소중립 패키지의 밀도가 보인다. 도서관 외벽의 녹화 파사드, 시장 주변의 30km/h 구역, Gira 자전거 스테이션이 동시에 시야에 들어온다. 평일 오후에 방문하면 일상이 어떻게 변했는지가 가장 잘 보인다.

 

 

PGDL 굴착 현장 — Campolide(몬산투 입구). 
본 굴착 현장은 일반 출입이 제한되지만, planodrenagem.lisboa.pt 사이트가 일정을 공개하는 공공 견학과 'Missão H2O Lisboa'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굴착이 완료된 산타 아폴로니아(Santa Apolónia) 출구는 2026년 말 완공 후 직접 보러 갈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유럽 최대의 기후 적응 사업"이라는 슬로건이 실제로 어떤 규모의 토목 사업인지를 체감하는 곳이다.
 

 

 

ZER 구역 도보 — Avenida da Liberdade 입구. 
리스본의 가장 큰 모순을 직접 걸어볼 수 있는 곳. 마르케스 드 폼발(Marquês de Pombal) 광장에서 시작해 아베니다 다 리베르다드를 따라 바이샤(Baixa)까지 내려가면, 2011년부터 ZER 표지판이 서 있지만 단속되지 않는 14년의 풍경을 직접 보게 된다. 환경 단체 ZERO의 NO₂ 측정 지점도 이 축에 있다. 도시 정책이 종이 위와 거리 위에서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는지를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Lisboa Solar — Beato Creative Hub와 Coruchéus 도서관 지붕. 
Beato Creative Hub는 옛 군 공장 부지를 재생한 창업·문화 공간이다. 그 위에 시가 시범 설치한 태양광 지붕이 있다. 같은 시기에 코루셰우스 도서관 지붕에도 혁신적 PV 설계가 적용됐다. 두 곳을 같은 날 방문하면 "도시 지붕이 발전소가 된다"는 정책 슬로건이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보인다. 두 시설 모두 평일 운영 시간에 외부에서 관찰 가능.

 

 

Lisboa E-Nova / LX 기후 랩 본부 방문 (사전 예약). 
시 산하 에너지·환경 기구로, 에너지 빈곤·원스톱숍·LX 기후 랩의 운영 중심이다. 사전 이메일 신청으로 방문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한국의 광역시 에너지 공단·기후환경본부 실무자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시사점이 있는 장소. "에너지 빈곤을 통계로 측정한다는 것이 운영상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본부 사람들에게 직접 들을 수 있다.

 


 

리스본은 이 시리즈의 마지막 도시이자, 동시에 가장 솔직한 도시다. EU 미션 라벨이라는 형식적 정통성의 정상에 있지만, 그 아래에는 14년 동안 작동하지 않은 ZER, 정치적으로 동결된 ZER ABC, 23년이 걸리는 배수 터널, 22%의 에너지 빈곤이 있다. 라벨은 자금 채널을 열어주지만 운영을 보장하지 않고, 시장의 비전은 시의회의 협상을 거쳐야 하며, 80%의 목표는 산수적으로 어려운 약속이다. EU 미션 도시 100개 가운데, 자기 도시의 도전을 가장 정직하게 공개하고 있는 도시. 그래서 가장 배울 점이 많은 도시. 도시를 다시 짓는다는 것은 화려한 인증이나 멘토 도시 명단이 아니라, 자기 도시의 다음 4년을 매주 의회에서 협상하고, 매일 거리에서 검증하고, 매 청구서에서 시민과 책임을 나누는 일이라는 사실. 그것이 리스본이 시리즈의 마지막 자리에 있는 이유다.

 

 



트래블시스템에서는 도시와 국가의 큰 아젠다를 위해, 유럽 현지의 기관방문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번 시리즈의 첫번째로 탄소 중립을 위한 유럽에서 실시한 모범사례를 확인하였습니다. 
다음편에는  한국의 중소도시가 모델로 삼아야 할 유럽 녹색 수도의 한 도시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보다 나은 사회 발전의 일원이 되고자 우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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