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토지뉴, 정유소 도시가 혁신지구로 — 포르투갈 산업도시의 탄소중립 실전 리포트
시리즈 '도시를 다시 짓다'
④ 마토지뉴 — 포르투갈 정유 수도가 만드는 다음 50년
1. 마토지뉴가 풀어야 했던 문제
포르투갈 북부, 포르투 광역권에 속한 인구 약 17만 9천의 해안 도시. 마토지뉴(Matosinhos)는 50년 동안 포르투갈에서 가장 큰 산업 단지 중 하나를 품고 있던 도시였다. 1970년 가동을 시작한 갈프(Galp)의 마토지뉴 정유소는 268헥타르의 대지 위에서 포르투갈 전체 정유 능력의 절반 이상을 담당했다. 도시 GDP의 5%, 포르투 광역권 GDP의 1%가 이 한 공장에서 나왔다. 동시에 이 도시는 레이숑이스 항(Port of Leixões)의 후방 도시이고, 포르투 국제공항 일부가 행정 경계에 걸쳐 있는 광역권의 물류 허브이기도 하다.
2020년 12월, 갈프는 마토지뉴 정유소의 폐쇄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정부도 시청도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결정이었다. 2021년 4월 30일, 마지막 정제 라인이 꺼졌다. 도시는 단 5개월 만에 50년의 정체성을 잃었다. 시장 루이자 살게이루(Luísa Salgueiro)는 시청 발주 포르투 대학교 영향 평가에서 *"북부 지역 전체에 매우 심각한 시나리오"*를 받아들었다.
마토지뉴가 풀어야 했던 문제는 다른 도시와 다르다. 바르셀로나는 슈퍼블록을, 비토리아-가스테이스는 학교 운동장을, 폰테베드라는 거리 그 자체를 바꿔야 했다. 마토지뉴는 도시 면적의 4%, 길이 2.5km의 대서양 해안에 펼쳐진 거대한 산업 폐허를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했다. 토양은 50년의 정제 활동으로 오염되어 있고, 약 5,000명의 직접 고용이 사라졌다. 한국으로 치면, 울산 정유 단지가 5개월 만에 닫히고 그 자리에 무엇을 세울지를 시 단독으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과 같다.
2. 무엇이 어떻게 바뀌고 있나 — 2025년 현재
'미션 도시'가 아닌 도시의 길
한 가지를 먼저 명확히 해 둘 필요가 있다. 마토지뉴는 EU의 '2030년 기후중립 100개 도시 미션'의 정식 멤버가 아니다. 포르투갈 정식 미션 도시는 리스본·포르투·기마랑이스 세 곳뿐이다. 마토지뉴는 2022년 떨어진 17개 후보 중 하나다.
그러나 마토지뉴는 다른 길을 찾았다. NetZeroCities의 Twinning Learning Programme에 참여해 미션 도시들과 짝을 이뤄 학습하고, EU 호라이즌 2020 ATELIER 프로젝트의 'Fellow City'로 참여해 암스테르담·빌바오의 양의 에너지 지구(Positive Energy District) 모델을 자기 도시에 복제·적응하며, UN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의 MCR2030 회복력 허브로 2022년 포르투갈 최초 지정을 받았다. 2024년에는 CDP 글로벌 A-List에 포르투갈 4개 도시 중 하나로 처음 진입했다.
이 모든 인증을 종합하면 한 가지 메시지가 보인다. 위(EU 미션 도시)에서 떨어진 도시가 옆과 아래에서 정통성을 모아 자기 자리를 만들었다. 상징적인 사건이 2025년 3월 24일 있었다 — 'Cities Leading the way towards Climate Neutrality' 컨퍼런스를 정식 미션 도시가 아닌 마토지뉴가 호스팅했다. 정식 미션 도시인 포르투 부시장과 기마랑이스 부시장이 자기 도시의 사례를 마토지뉴에서 발표했다. 형식적 인증과 실제 영향력 사이의 비대칭이 가장 잘 드러난 순간이다.
갈프 정유소 부지 — 2.37㎢의 거대한 재설계
마토지뉴의 2025년 가장 큰 일은 옛 갈프 정유소 부지의 재설계다. 2023년 10월부터 시작된 본격 철거는 2026년 5월 완료가 목표다. 24개 원유 저장 탱크와 정제 라인이 한 달에 한두 기씩 사라지고 있다.
토양 정화 단계에서 결정적 사실이 있다. 포르투갈 환경청(APA)이 부지 토양과 지하수 오염을 공식 확인했고, "주거 또는 산업 용도로 사용 시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의 위험"이라고 판정했다. 살게이루 시장은 "위험이 적절히 보장된 후에야 시는 부지를 받을 것이다"라고 명확히 선언했다. 정화는 4년 정도 예상되며, 단계적이다.
갈프는 전체 268헥타르 중 우선 40헥타르를 시청에 양도했다 — 정제 활동이 없었던 북쪽 끝의 저오염 구역. 이 면적이 '공정 전환 기금'으로 개발될 '혁신 도시'의 출발점이고, 포르투 대학교의 새 캠퍼스(탄소중립·에너지·모빌리티·순환경제 탁월성 센터)가 들어선다.
나머지 부지 마스터플랜은 2022년 6월 MVRDV(네덜란드)-OODA(포르투갈)-LOLA(네덜란드)-Thornton Tomasetti(미국)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하버드 대학교·포르투 대학교 전문가가 자문한 심사다. 갈프는 10년 안에 직간접 일자리 20,000~25,000개를 예상한다.
갈프의 분업 — 마토지뉴와 시네스의 다른 역할
갈프는 포르투갈에서 두 정유소를 운영해 왔다. 북부의 마토지뉴와 남부의 시네스(Sines). 2020년 12월 결정의 핵심은 두 정유소 간 역할 분담이었다. 정제 능력은 시네스로 일원화하고, 시네스에는 100MW 그린수소 단지(Plug Power, 약 6억 5천만 유로 투자)와 미쓰이 합작 HVO 바이오연료·SAF(지속 가능 항공유) 시설을 집중 투자한다. 그린수소 단지는 2026년 1월 기계적 완공, 하반기 상업 운전 예정이다.
즉, "갈프의 청정 에너지 생산"은 시네스에서, "마토지뉴의 도시 전환"은 부지 재설계에서 진행된다. 같은 기업의 같은 전환 전략이지만, 마토지뉴 시 정책의 일부로 해석해선 안 된다.
마토지뉴 자체의 해상 재생 에너지는 다른 그림이다. 스페인 카피탈 에너지(Capital Energy)가 2023년 9월 APA에 신청한 3개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 중 하나가 마토지뉴 외해 약 36km 지점의 '앙코라(Âncora) 단지'(765MW, 15MW급 51기) 다. EIA 범위 정의 공공 의견 수렴 단계에 있고, 프랑스 라이프(Lhyfe)와의 협약을 통해 그린수소 생산 연계 가능성도 명시했다. 다만 본격 가동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미 운영 중인 WindFloat Atlantic(비아나 두 카스텔루 외해 20km, 25MW)과 혼동하지 않는 것이 정확하다 — 이 단지는 마토지뉴 앞바다와 무관하다.
모빌리티와 양의 에너지 지구
마토지뉴의 모빌리티 미래는 포르투 메트로 노란선 연장(2027년 개통 예정)과 시청이 직접 건설하는 공항-마토지뉴 10km Metrobus 노선에 달려 있다. 다만 살게이루 시장은 자가용 진입이 "여전히 증가 추세"라고 솔직히 인정했다.
ATELIER Fellow City로서 마토지뉴는 2개 파일럿 구역을 양의 에너지 지구로 지정해 시범 사업을 진행한다. 암스테르담의 레푸블리카, 빌바오의 조로사우레 모델을 복제·적응하는 것이다.
3. 시민은 어떻게 참여하는가
마토지뉴의 시민 참여는 비토리아-가스테이스의 호베투스 같은 10년 된 기계도, 폰테베드라의 직접 행동 문화도 아니다. 갈프 정유소 폐쇄 이후 2020년대 초에 새로 만들어지고 있는 비교적 젊은 구조다.
1차 시민 기후 전환 실험실
2024년 마토지뉴 시청이 포르투갈 최초로 출범시킨 시민 기후 전환 실험실(Laboratório de Cidadania para a Transição Climática). 시청이 단독으로 운영하지 않고, 시 내의 freguesia 연합(한국의 동 주민자치회에 가까운 단위)과 협업한다. 시민이 직접 기후 행동 아이디어를 발의하고, 워크숍으로 발전시키고, 실행 가능성을 검증한다.
이 실험실의 첫 결과 발표 자리가 2024년 7월 13일 마토지뉴 기후 페스티벌이었다. 자전거 도시 일주, 자전거 수리 워크숍, 어린이 기후 회의(Common House of Humanity 진행), 어린이 도시 설계 워크숍(House of Architecture 진행)까지 — 어린이 참여 트랙이 명시적으로 포함됐다. 2025년 5월에는 더 큰 규모의 시민 축제(Festival da Cidadania)로 확장됐다.
Colmeia와 에너지 공동체
2023년 6월 갈프와 시청 공동 발족한 '콜메이아(Colmeia)' 프로그램은 3년 50만 유로 예산으로 시민 트랙(IN.COMUNIDADE)과 스타트업 트랙(IN.STARTUP)에 동시 투자한다. 이 프로그램은 갈프재단의 종합 프로그램 '마토지뉴의 에너지(The Energy of Matosinhos)'의 일부다.
2022년 9월에는 마토지뉴 최초의 에너지 공동체가 출범했다. 락탈리스 네슬레 그룹의 'Longa Vida' 공장이 'Energia Unida' 협동조합과 협력해 옥상 태양광을 인근 직원·이웃 가구와 공유하는 구조. 시 정부가 아니라 민간 기업이 자기 옥상에서 시작한 사례라는 점이 흥미롭다.
살게이루의 3선
2025년 10월 12일, 살게이루 시장은 3선(마지막 임기)에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시 의회 다수, 시 의회의장직, 10개 freguesia 전체를 휩쓸었다. 5,000표 증가. 이는 마토지뉴 기후 정책의 향후 4년 연속성을 의미한다 — 다만 헌법상 3선이 마지막이라, 폰테베드라(26년)나 비토리아-가스테이스(같은 정당 18년)보다 짧은 정치적 시간 축이다.
4. 숫자로 보는 마토지뉴
| 영역 | 지표 |
|---|---|
| 도시인구 | 약 179,558명 (2023), 면적 62.42㎢ |
| 정유소 부지 | 268헥타르 / 2.5km 해안선 (도시 면적의 4%) |
| 시청 양도 면적 | 40헥타르 (북쪽 끝, 저오염 구역) |
| 정화 예상 기간 | 약 4년, 단계적 |
| 철거 완료 목표 | 2026년 5월 (2023년 10월 시작) |
| 혁신 지구 예상 일자리 | 20,000~25,000개 (직간접, 10년) |
| 정유소 폐쇄 영향 | 마토지뉴 GDP -5%, 광역권 GDP -1% |
| 직접 고용 손실 | 약 5,000명 |
| 메트로 노란선 연장 | 2027년 개통 예정 |
| 앙코라 부유식 해상풍력 | 765MW (51기 × 15MW), EIA 단계 |
| CDP A-List 진입 | 2024년 처음 |
※ 숫자 해석에 주의가 필요한 지점.
시 자체 발표의 *"2009년 대비 66% 감축"*은 정유소 폐쇄(2021년)의 기여가 압도적으로 크다. 시 정책의 누적 성과라기보다는 단일 산업 시설 폐쇄 효과를 도시 단위로 환산한 것이다.
5. 그늘과 미해결 — 2025-2026의 진짜 모습
갈프의 약속 이행 지연. 마스터플랜 1년 내 완성 약속(2023년 6월 마감)을 갈프는 놓쳤다. 살게이루 시장은 *"Innovation District는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는 프로젝트"*라고 확인했지만, 구체적 일정은 미공개다. 거대한 민간 자본 주도 프로젝트의 한계가 드러나는 지점이다.
- 토양 오염의 진짜 규모.
APA가 공식 확인한 오염은 정화 비용 전액 갈프 부담을 의미한다. 그러나 정화 일정과 비용 추정은 2025년 중반에야 가능하다고 갈프 스스로 인정했다. 마스터플랜 1단계(대학 캠퍼스)는 2027년경 시작 가능하지만, 전체 부지의 가시적 변화는 2030년대 초중반에야 본격화될 전망이다.
- 해상풍력과 전통 어업의 충돌.
카피탈 에너지의 부유식 해상풍력 3개 단지 신청 이후, 포르투갈 북부 어업계의 강력한 반대 캠페인이 이어졌다. 2024년 말 농업·수산부 장관은 *"비아나 두 카스텔루와 빌라 프라이아 드 앙코라의 이익이 보호됐다"*고 공개 발표하며 단지 구역의 일부 축소를 시사했다. 재생 에너지 전환과 전통 어업의 정면 충돌 — 한국의 동해안·서해안 해상풍력 갈등과 정확히 같은 구조다.
- 정치적 시간 축의 한계.
살게이루는 3선이 마지막이다. 2029년 다음 선거에서 시장이 바뀐다. 폰테베드라식 26년 누적이 마토지뉴에서는 불가능하다. 정유소 부지 재설계라는 30년짜리 프로젝트의 안정성은 정치 구조보다 갈프·CCDR-N·포르투 대학교 협약 구조에 더 많이 의존한다.
- 에코-젠트리피케이션의 잠재 위험.
대서양 해안 2.5km의 매력적 부지가 재개발되면, 인근 레사 다 팔메이라와 시내 임대료가 어떻게 변할지는 누구도 답하지 못한다. 살게이루는 2025년 캠페인에서 *"주택 협동조합 모델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아직 실행 단계가 아니다.
- EU 미션 도시가 아니라는 한계.
Climate City Capital Hub의 자금 채널과 EIB 20억 유로 대출 풀에 직접 접근하지 못한다. Twinning Learning Programme이 학습 기회는 제공하지만, 재정적 레버리지는 제한적이다.

6. 한국에 적용한다면
마토지뉴 모델의 시그니처는 '산업 도시의 단일 거대 시설 폐쇄와 부지 재설계'다. 한국에서 산업적 구조의 조건에 가장 정확히 들어맞는 곳은 울산(SK 정유 단지·현대중공업·석유화학 단지), 여수·광양·포항(산단·제철 단지), 그리고 인천(부평·남동 산단) 순이다. 도시 면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단일 산업 시설,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부지, 토양 오염, 광역권 GDP 의존도 — 마토지뉴와 같은 조건을 갖춘 도시들이다.
배울 점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 첫째, "위에서 떨어진" 도시가 옆과 아래에서 정통성을 모으는 방법.
마토지뉴는 EU 미션 도시 100개에 들지 못했다. 그러나 ATELIER Fellow City, NetZeroCities Twinning, MCR2030, CDP A-List를 통해 분산된 인증의 그물망을 만들었다. '국제 인증 한 개를 노리지 말고, 분야별 인증 다섯 개를 묶어라.' 한국의 광역시·대도시 중 단일 최상위 인증을 받지 못한 도시들이 정확히 참고할 수 있는 방법이다.
- 둘째, 마스터플랜 발주의 순서.
갈프의 국제 설계 공모는 단순한 디자인 공모가 아니라 6개 분야 전문가가 한 컨소시엄으로 1년간 같이 일하는 구조였다. 단일 설계사가 아닌 설계+엔지니어링+서비스 디자인+앵커 캠퍼스의 묶음. 한국의 대형 부지 재설계가 흔히 빠지는 함정 — 설계와 시공의 분리 — 을 피하는 모델이다.
- 셋째, 정화 일정의 솔직한 공개.
마토지뉴 시장은 *"오염 위험이 보장된 후에만 부지를 받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APA의 오염 판정도 그대로 공개됐다. 이 솔직함이 시민과 잠재 투자자의 신뢰를 형성하는 핵심 장치다. 한국 산업 부지 재개발이 자주 빠지는 함정 — 오염 문제를 단계마다 축소 보고하다가 후일 폭로되는 패턴 — 의 정반대다.
※ 한 가지 조심할 부분. 마토지뉴의 탄소 감축 수치는 정유소 폐쇄라는 단일 사건의 효과가 압도적이라, 한국 산업도시에 그대로 적용 가능한 수치가 아니다. 마토지뉴를 인용할 때는 "산업 시설 폐쇄 이후의 도시 재설계" 측면에 집중하는 것이 정확함
7. 직접 간다면
마토지뉴는 포르투 도심에서 메트로 노란선으로 30분, 포르투 공항에서 차로 10분. 폰테베드라(시리즈 ③)에서 차로 2시간 30분이라, 이베리아 반도 북서부 일정으로 ③·④를 함께 묶기 좋다.
- 옛 갈프 정유소 부지 외곽 — 레사 다 팔메이라 해변에서 본 풍경. 부지 자체는 철거 중이라 진입 불가지만, 레사 다 팔메이라 해변(Praia de Leça da Palmeira)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2.5km의 산업 폐허가 보인다. 컨테이너 벽으로 둘러싸인 부지에서 정제탑이 한 달에 한 기씩 사라진다. 알바로 시자(Álvaro Siza)가 설계한 레사 다 팔메이라 수영장(Piscina das Marés)과 짝지어 보면, 포르투갈 모더니즘 건축과 산업 유산의 대비가 가장 강렬하게 느껴진다.

- 레이숑이스 항(Port of Leixões) 크루즈 터미널. 또 다른 알바로 시자 설계. 항만이 도시 정책의 일부로 어떻게 통합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 마토지뉴가 정유소를 잃고도 광역 경제 허브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핵심 자산.
- 플로르벨라 에스팡카 도서관(Biblioteca Florbela Espanca) 정원. 2024년 7월 첫 마토지뉴 기후 페스티벌이 열린 장소. 평범한 공공 시설이지만, 시민 기후 전환 실험실의 첫 결과 발표가 어디서·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느낄 수 있다. 한국의 동 단위 공공 시설을 시민 참여 거버넌스의 무대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영감.
- 마토지뉴 시장(Mercado Municipal)과 어시장. 마토지뉴는 포르투갈에서 정어리·문어 요리로 가장 유명한 도시다. 시청이 '세계 최고의 생선(World's Best Fish)'을 공식 슬로건으로 쓴다. 산업 도시이면서 동시에 어업 도시라는 정체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 그릴 정어리(sardinhas assadas)를 먹으며 어선들을 보면, 앙코라 해상풍력 단지에 대한 어업계 반대가 더 입체적으로 보인다.
마토지뉴는 EU 미션 도시 명단의 100개 도시에 들지 못했다. 26년 같은 시장이 운영하는 폰테베드라도, 30년 그린벨트를 두른 비토리아-가스테이스도, EU 어워드를 받은 바르셀로나도 아니다. 그러나 이 도시는 50년 동안 도시를 먹여 살리던 거대한 굴뚝이 갑자기 꺼진 뒤, 그 자리를 다음 세대에게 무엇으로 넘길 것인지를 결정해야 했다. 화려한 비전 이전에, 오염된 토양을 4년에 걸쳐 치유해야 했다. 마스터플랜이 1년 늦어졌고, 시장 임기는 한 번 더 남았으며, 정유소 부지의 진짜 모습은 2030년대 중반에야 드러난다. 이 도시의 진짜 교훈은 — 산업도시의 탈탄소화는 새로운 비전을 그리는 일이 아니라, 잃어버린 것의 무게를 인정하고 그 자리에 다음 50년을 천천히 짓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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